볼리비아 산후안 학교: 교실 게시물과 일본 지도 San Juan School, Bolivia: Educational materials in the classroom and map of Japan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7년 3월 26일
번역자: rion
볼리비아의 Sariri입니다. 이번에는 교실 게시물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물론 각 반별로 담임 선생님에 따라 게시물의 종류와 양은 다르지만, 일본 초등학교와 비교하면 게시물은 꽤 많은 편입니다. 이 게시물의 대부분은 선생님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학생들의 작품 전시는 별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작품은 학기말 전시회나 보호자 간담회 때 각 회장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각 학년별 교실을 보고 있으면, 시간표, 청소 담당표, 숙제 체크표는 반드시 있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조금씩 다릅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게시물이 아주 많습니다. 화이트 보드 위에는 기본적인 인사, 그 주변에는 덧셈표, 수학과 관련된 스페인어 표현, 케추아어(원주민 언어)의 수학과 관련된 표현과 동물 이름, 이제 막 배운 국어(스페인어) 내용을 정리한 것 등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국어(스페인어), 영어, 케추아어, 일본어(일계인 대상)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4, 5학년 교실에는 볼리비아 지도와 남미 지도, 볼리비아의 역사 연표가 눈에 띕니다.
그 이상이 되면 지난 학기에 작성한 발표물을 게시하는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한 분의 일본어 선생님이 ‘각 교실에 일본 지도를 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일본에서 방문하시는 견학자가 많아, 그 때마다 ‘○○에서 왔습니다’라고 자기 소개를 해주시는데, 지도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전혀 짐작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선생님의 제안을 듣고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신 듯 합니다.
저는 제가 일본에서 왔기 때문에 자기소개를 예상하고 처음부터 교실에 일본 지도를 붙여놓았습니다. 또 지도를 복사하여 학생들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수업 중에 새롭게 나온 한자가 지명인 경우, 지도에서 찾아보도록 하거나, 수업 초반 5분 정도를 이용하여 도도부현(都道府県)명 맞추기 퀴즈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이 퀴즈에서는 태블릿을 이용하여 그 지역과 관련된 많은 정보(사진)를 보여줍니다. 음식이나 관광지, 바다에 접해있는지 아닌지, 더운 곳인지, 추운 곳인지, 눈이 내리는 지역인지 등등. 그리고 추운 곳이면 북쪽의 추운 지역, 바다와 접해있으면 바다와 접해있는 다른 도도부현의 이름을 연상하도록 유도합니다.
처음에는 일본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하였지만, 계속해 나갈수록 3학년 학생들에게 예상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우선 아이들은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과 한난(寒暖)이 반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볼리비아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이 위치한 북반구에서는 지도상의 위쪽(북쪽)이 춥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학년들은 일본어능력시험 N5를 보게 되는데, 대책 수업 때에도 등장한 지명을 지도에서 확인해 주었습니다.
산후안에 사는 아이들에게 일본의 지리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사계절도 확실하고, 시내도 있고, 시골도 있습니다. 음식도, 직업도, 자연 환경도, 교과서나 텔레비전에서 접할 때마다 그 다양함이 혼란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일본 지도를 가까이 하면서 이러한 혼란이 조금씩 정리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일본어과 선생님들의 과제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일본의 사계절을 느끼게 할(이해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볼리비아는 한난이 극단적이고, 사계절에 따른 식물의 변화도 일본만큼 다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느끼는 사계절과 일본의 사계절을 비교하여 설명하는 것은 힘듭니다.
그 대책으로 사계절과 전통행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영상을 모으고 있는데, 적당한 영상을 찾는 것도 어려워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