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이 지나고 떠올린 기억(2) Recollecting the Okinawa memorial day of this year (2)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6년 9월 7일
번역자: rion
올해 6월 23일. 전국에서 모여든 취재진들로 가득한 기념식 회장.
그 바깥쪽, 열대 아몬드 나무 그늘 아래 우리 가족들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번쩍번쩍한 고급차를 탄 정부 관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나무 그늘에서 지켜봤습니다. 올해는 초등학생 사촌동생도 함께였는데 ‘저 사람이 높은 사람이야? 아베 총리?’라며 들떠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습니다.
이날 나무 그늘에는 출입금지 로프가 둘러져 있었습니다. 친척 어른들은 어쩔 수 없이 로프 바로 옆 바깥쪽에 앉아있었는데, 저도 거기에 합류하였습니다. 그곳에서는 기념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정오가 되면 종이 울리고, 회장 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눈을 감고 묵념을 시작합니다. 오키나와현 전지역에서 주로 라디오 방송을 통해 묵념 시간을 알려줍니다. 오키나와현에 있는 학교들은 모두 휴교를 합니다.
2016년 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묵념의 시간에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계속해서 평화가 이어지기를”하고 빌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막연한 “초조함과 불안”을 느꼈는데, 들려오는 것이 제 자신의 목소리였기 때문입니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희생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오키나와 전투로 인해 빼앗긴 많은 미래에 대해 상상해야 했습니다.
한달 이상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며 반성중입니다.
할아버지의 수기를 읽고난 후, 마치 내 눈으로 직접 전쟁터를 목격한 것 같은 깊은 체험을 가능하게 했던 연극 활동을 통해, 이곳이 예전에는 전쟁터였다는 사실을 일상 생활 속의 세세한 부분에서 느끼고, 마음 속 깊은 곳에 새겼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 알게 되었다는 자만으로, 사실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많은 것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끌어안고 있는 상처를 똑똑히 바라보고, 중요한 사실을 계속해서 기억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체험자들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세대가 손을 내밀지 않으면, 무언가가 멀어져갈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받기만 해왔지만, 앞으로는 절대 잊어서는 않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잡은 손을 놓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평화의 초석」에 대해(홈페이지)
http://kouen.heiwa-irei-okinawa.jp/shisetsu-ishigi.html(일본어 페이지)
◎2016년 위령의 날에 만난 히로시마의 같은 세대 사람들
http://ameblo.jp/masa7891011/entry-12175581788.html(일본어 페이지)
http://www.huffingtonpost.jp/nao-fukuoka/consume_words_b_10441876.html?ncid=fcbklnkjphpmg00000001(일본어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