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이 지나고 떠올린 기억(1) Recollecting the Okinawa memorial day of this year (1)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6년 8월 1일
번역자: rion
이번에는 6월 23일 ‘위령의 날’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위령…사전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함’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위령의 날은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이 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본 오키나와현 평화기념공원(이토만시)에서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정오의 묵념 시간 전에 기념식이 진행됩니다. 어린 시절, 23일 아침부터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위령제가 열리는 공원에 왔던 기억은 있지만, 기념식에 참가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날은 항상 도로 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집을 출발하여, 공원에 도착하면 바로 우리 가족 친지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평화의 초석)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공원 안은 매우 넓기 때문에 꽤 걸어야 합니다.
어른들은 대리석에 새겨진 가족들의 이름을 쓰다듬고, 비석을 물로 깨끗이 손질한 뒤, 그 앞에서 두 손을 모읍니다.
선향을 피우고 꽃을 올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잠시 그 앞에 앉아있으면 ‘이건 ○○의 형이고, 이건 ○○의 아버지. 나한테는 작은 아버지이지’ 등 가족 관계를 들려주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습니다. 우연히 만난 친척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만, 언제나처럼 즐겁게 대화가 이어지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쭉 늘어선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은 성인의 평균 신장 정도의 높이로, 파도를 형상화한 것 같이 지그재그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 사진은 구글맵 스트리트뷰(화면 오른쪽 아래 오렌지색 사람모형을 이동)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화의 초석은 그 ‘건설의 취지’를 ‘…국적과 군인, 민간인의 구별없이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된 모든 사람의 이름을 새긴 기념비’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터에서는 적으로 싸운 미군과 연합군 전사자들의 이름도 새겨져 있습니다.
※군부로 강제 징병 된 많은 조선인과 대만인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희생자도 포함되지만, 각명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비석의 파도를 지나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이 위에 서면 태평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바다와 하늘의 불분명한 경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 것도 없구나~’하고 왠지 멍해집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면 확실히 그곳에는 71년 전의 희생자들이 있고, 살아 남은 유족들과 새롭게 태어난 우리들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