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거리 산책 투어’을 다녀왔습니다 I joined in my local walk tour in Okinawa.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6년 6월 16일
번역자: rion
4월 말, 제가 사는 지역의 ‘거리 산책 투어’에 참가하였습니다!
일본 오키나와(沖縄) 본토 남단에 위치한 야에세초(八重瀬町)는 구시카미손(具志頭村)과 고친다초(東風平町)가 합병되면서 10년 전에 생긴 지역구입니다. 이번에 참가한 거리 산책 투어는 구시카미손의 중심인 ‘구시창무라(具志頭集落)’를 그 지역에 거주하는 가이드가 안내를 해주는 코스였습니다.
“구시창무라 거리 산책(歩っちまぁーらなぐしちゃんむら)”
야에세초 홈페이지 내 소개 페이지(일본어 페이지)
주최: 아에세초 가이드회
시간: 10시~12시(약 2시간)
집합 장소에 도착하자 상쾌한 파란색의 폴로셔츠와 운동화 차림의 가이드분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 지역에 관한 일은 할아버지나 아버지께 여쭈어보는 것이 당연했던 저는, 어머니(보다 조금 윗) 세대의 여성분에게 이 지역의 역사와 이 땅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잠시 후 다른 참가자 2팀(총 5명)이 합류하여 전원이 모이자 첫번째 포인트로 이동하였습니다.
① 하난다(천연 다리)
‘류큐 석회암으로 형성된 천연 다리’로 ‘원래는 동굴’이었다고 합니다. 이 이름은 1702년 기록에서부터 등장하며, ‘근세 류큐 시대부터 교통의 요소’였던 곳이라고 합니다(안내판 참조).
지역 출신 가이드분은 학창시절, 학기가 끝나면 교구를 씻으러 이곳에 오거나, 평소에는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굽어진 아치와 늘어진 종유석의 형태는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손에 의해 복원된 것이긴 하지만, 압도적인 존재감과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② 마기리반쇼(間切番所) 유적과 그 주변
○ 마기리반쇼(間切番所) 유적(현 우체국)
‘마기리(間切)’는 행정구역을 뜻합니다. 혈연을 중심으로 성립된 집단(마을)이 각지에 산재되어 있던 것이 하나의 국가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중앙 집권제가 도입되고 ‘마기리(행정구역)’가 확립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옛 관공서가 있었던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옛 중학교, 옛 관공서 청사
전쟁 후, 중학교로 이용되다 그 후 2015년까지 지역 관공서로 재이용된 건물. 현재 문화 센터 등으로 다시 재이용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왼쪽 위의 사진은 ‘V자 가주마루(용수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나무입니다. 졸업생들이 학교에 선물한 나무로, 근처 산에서 옮겨와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 게치야쿠츠메쇼(下知役詰所) 유적(현 자료관)
마기리 시대, ‘(힘든 증세로 인해) 피폐해진 마기리의 재건을 위해 슈리왕부(首里王府)가 파견한 관리’가 지내던 시설의 유적. 이 즈음 이 시설 내에는 유복한 가정의 아이들이 공부하던 학교와 같은 곳(筆算稽古所)이 있었는데, 그 후에는 소학교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마기리반쇼 유적지의 바로 맞은편, 후쿠기(복나무) 가로수길에 있습니다.
○ 후쿠기(복나무) 가로수길
오키나와 전투에서 살아남은 수령 400년 정도의 복나무가 70그루 이상 늘어서 있습니다.
○ 이치(上地)의 시시
현재 정비된 후쿠기 가로수는 일부가 이치가(上地家)의 정원이었다고 합니다. 이 땅의 유력자로 넓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공공시설과 주차장 등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 아래)
후쿠기 가로수길의 중간쯤 차도 쪽 벽에 있는 “사람 얼굴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돌”. 이 지역 사람들은 어린 시절, 이 돌에 주문을 걸면 행복해진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③ 구시창무라의 중심으로
○ 구시창 공민관
인가가 밀집된 좁은 길을 빠져나가면, 옛 ‘우마이 유적’인 넓고 쭉뻗은 길이 나옵니다. 이 길의 끝에 구시창 공민관이 있습니다. 가이드 중 한 분은 다른 지역 출신으로 이 곳에 시집온 뒤, 얼마 동안은 공민관에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지역 사람들로부터 이 지역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배운 덕분에 지금 가이드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 야후가(屋富祖井)
(↑사진 중앙)
구시창무라의 남쪽에 위치한 산 속에 있는 샘물입니다. ‘옛날 가뭄으로 사람들이 곤경에 처해있을 때 야후소가(屋富祖家)의 개가 흠뻑 젖어 나타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그 개의 뒤를 따라가 발견했다는 전설이 있는 장소’(“야에세초 거리 산책 북”참조)입니다.
저희 집에서 걸어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 이 곳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찾았는만, 친구에게 야후가에서 놀던 어릴시절 이야기을 자주 들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 지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의 물은 정월 행사(初水撫) 때 이용하거나, 평소에는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 구시창 성터공원(具志頭城跡公園)
(↓오른쪽 아래 사진) 태평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단애절벽 위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14세기부터 15세기 중엽의 구스크(성) 유적지’이기도 합니다. 단애절벽 아래에는 산호초 해변과 새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 아시미지부시(汗水節) 비석
아시미지부시는 근로의 기쁨을 노래하는 오키나와의 민요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에도 청소 시간에 이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익숙한 멜로디로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노래였습니다. 최근에는 안무도 만들어져 이 투어의 마지막에 가이드 두분이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조금 거리가 떨어져있는 것만으로도 또다른 자연과 또다른 전통 문화가 존재하여, 작은 마을별로 서로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배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란 덕분인지, 같은 지역 출신자들이 완전히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야에세초에는 23개의 지역이 있고, 지역별로 서로 다른 다양한 전통 예능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조금씩 조사하고 체험하면서 여러분들께 소개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