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의 향수 Homesickness to bathing in Japan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4년 12월 16일
번역자: rion
일본에 가본 적 없는 학생들에게 일본에 대해 설명할 때,
영화는 말과 사진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전해주기 때문에 요긴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영화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ALWAYS 三丁目の夕日)”을 보면, 전쟁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다분히 미화된) 도쿄의 모습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이전 블로그에서도 소개하였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물론 시대극이나 학원물, 조폭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장르와 관계 없이 일본의 역사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일본 문화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일본인이 가장 일본을 그리워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 음식과 함께 틀림없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 목욕(온천 포함)이 아닐까요.
일본에서는 보통 목욕이라고 하면 몸을 씻고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이 한 세트이지만, 해외에서는 샤워만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브라질도 예외는 아닙니다. (애초에 일반 가정에는 욕조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목욕탕의 좋은 점에 대해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은 없다’, ‘몸도 항상 청결하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학생들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들어간 탕에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불결하다, 불쾌하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일리있는 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일본인의 목욕 사랑을 전하는 데에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テルマエ・ロマエ)”는 큰 도움이 됩니다.
고대 로마의 테르마이(공중 목욕탕) 설계 기사인 루시우스가 현대 일본으로 타임 슬립한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
야마자키 마리가 그린 원작 만화는 세세한 지식은 물론 유머들로 가득한데, 영화는 시간의 제약도 있어 더 심플하고 알기 쉬운 코미디로 완성되었습니다.
현대 일본의 목욕탕을 직접 본 루시우스, 목욕탕 벽에 그려진 후지산(富士山)을 나폴리의 베수비오 화산으로 착각하거나, 목욕 후에 마시는 과일맛 우유나 화장실의 비데를 보고 진지하게 감탄하고, 그것들을 고대 로마에서도 미묘하게 따라하는 등 세세하게 웃음을 줍니다.
루시우스를 연기한 배우 아베 히로시(阿部寛)를 필두로 일본인이지만 이탈리아인들 사이에 섞여도 위화감이 없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의 배우들이 모두 모인 것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일본인의 자화자찬 영화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에 브라질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상영 전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괜한 걱정으로 끝나 안심하였습니다.
웃음 포인트에서는 학생들도 확실히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브라질에 와서 일년 반.
음식에 관해서는 얼마든지 대체할 것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스트레스가 없지만,
목욕탕에 관해서는 그 갈증이 채워진 적은 아직 없습니다.
욕조에서 온 몸을 풀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 모두 힐링할 수 있는 날을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