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일본인 이주지 산후안: 운동회 Bolivia Nikkei(Japanese) emigrant town, San Juan: Sports Festival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5년 8월 28일
번역자: rion
남미 볼리비아에 위치한 일본인 이주지 산후안에 일본어 교사로 파견되어 2주가 흘렀습니다. 산후안 일본인 이주지는 60년 전에 이곳에 이주한 일본인들이 아마존을 개척하여 만든 땅입니다. 저는 산후안 일본 볼리비아 협회가 운영하는 초, 중학교 일관교인 산후안 학교 일본어과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산후안은 특히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많은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임한 후, 첫 번째 토요일에는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학교 운동회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운동회를 함께한 대규모 운동회입니다. 일본 학교와 마찬가지로 몇 주 전부터 연습을 하는데, 운동회가 열리기 전 일주일 동안은 한나절에 걸친 리허설과 행진 연습을 하였습니다. 일본계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인 선생님들도 행진과 정렬 지도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일본의 교육 방식이 바탕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또 서로 협력하면서 학교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운동회 당일에는 학생들은 백팀과 녹팀으로 팀을 나누어 경쟁을 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별로 경쟁을 합니다. 후지구(富士区), 니시카와구(西川区), 사카에구(栄区)…등 일본에서 온 저에게도 익숙한 지명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밴드 연주와 함께 입장 행진을 하고, 볼리비아와 일본 국가를 제창합니다. 경기 종목은 달리기, 릴레이, 2인 3각, 빵먹기 경주, 콩주머니 던지기, 줄다리기 등 입니다. 저도 빵먹기 경주에 참가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위생 등의 문제로 하지 못했던 빵먹기 경주를 볼리비아에서 하게 될 줄이야! 저학년들은 일본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고학년들은 볼리비아 민족 무용인 틴쿠를 추었습니다. 응원하는 어른들은 일본계 사람들과 볼리비아 사람들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가 되어 즐겼습니다. 이는 청년회의 활약과 지역의 연계가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경험해 온 운동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행진 등은 스페인어로 진행되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일본계 사람들도 볼리비아 사람들도 하나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세대의 운동회에 참가한 듯한, 사람 냄새나는 드라마를 한 편 본 듯한, 그립기도 하고 신선한,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단지 아주 즐겁고 멋진 운동회였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운동회 이후에도 이주 60주년 기념행사, 전시회, 봉오도리(盆踊り) 등의 이벤트가 계속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