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일본인 이주지 산후안: 교육 페어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6년 7월 2일
번역자: rion
얼마 전, 산후안에 살고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 페어가 개최되었습니다.
가정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자’를 테마로 설정하고, 식생활 교육과 환경교육, 헤어 어레인지나 이과 실험 교실 등 9개의 부스를 설치하였습니다.
당일에는 일본계 분들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분들도 참가해 주셔서 많은 방문자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일본어 부스를 담당하였습니다. 저의 목적은 이 이벤트를 통해 산후안에 사는 볼리비아 분들께 일본에 대해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볼리비아 분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일본어 문자로 적어 선물하는 코너와 사격 게임으로 일본어 인사를 배우는 코너를 준비하였습니다.
일본계 분들을 대상으로는 알고 있는 콜로니아어를 메모지에 적어 붙이는 전시와 언어의 자연 습득에 대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두 전시 모두 전시물을 바탕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먼저 콜로니아어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콜로니아(이주지)에서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는 언어를 뜻합니다. 스페인어와 일본어가 섞인 것, 그 이미지가 섞인 것 등이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캄비앗꼬” : 스페인어cambiar(교환하다) + 일본어 交換っこ(코우칸꼬, 교환)가 섞여서 생긴 말
“셈브라키” : 스페인어sembrar(파종하다) + 일본어 機械(키카이, 기계) → 파종기
“파토우치” : 스페인어pato(새) + 일본어 撃つ(우츠, 쏘다) (사용예) パト撃ち行こう(파토우치이꼬, 새 잡으러 가자)
“세꼬세꼬” : 스페인어seco(건조)를 두 번 연속으로 말하여 일본어의 의태어와 같은 느낌으로 사용 (사용예) 手がセコセコする(테가세꼬세꼬스루, 손이 건조하다)
“겐치진(現地人, 현지인)” : 볼리비아인을 부르는 총칭.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
콜로니아어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갑자기 물어봐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콜로니아어에 대해서는 자유 연구로 조사를 계속해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던 중, 20대 전반의 일본계 분이 ‘일본어로 말해도 명사나 동사 일부가 스페인어로 튀어나온다. 웃어른께는 실례되는 일이니까 주의해야 하지만…’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또 산후안은 일본 규슈(九州) 출신인 분들이 많기 때문에 스페인어의 간섭이라기 보다는 방언의 영향이라고 생각되는 동사의 용법도 있어, 더 조사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언어의 자연 습득에 관한 전시인데, 이 전시를 생각하면서 후지타라운드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전시에서는 언어의 자연 습득을 출발점으로 아이들이 일본어를 “공부”라고 느끼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최종적으로 외국인 일본어 학습자가 많이 틀리거나, 산후안 학생들 사이에서도 자주 틀리는 문형(수수표현, 자타동사)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눈 분들은 대부분 일본어를 ‘듣기→말하기→읽기→쓰기’순으로 습득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페인어도 ‘듣기’가 가장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일하던 볼리비아인의 아이들과 놀면서 스페인어는 듣고 배웠다’는 등, 놀이 상대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듣기’ 이후가 분기점으로, ‘같이 놀면서 이야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분과, ‘잘 하지 못했다. 학교에 가서 처음으로 시험때문에 필사적으로 쓰면서 외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이주지를 떠나 볼리비아 사회에 적응할 때까지 스페인어로 말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스페인어는 시험에서 점수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했다. 자연 습득의 순서와 달라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건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슷한 환경의 이주지에서도 개인에 따라 스페인어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제 자신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