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생각했다 Pondering in the middle of my journey.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5년 2월 5일
번역자: rion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브라질의 학교는 대체적으로 12월과 1월, 두 달이 여름 방학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연말연시를 낀 약 한 달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브라질 국내에서 약 3주, 국외에서 약 2주를 보냈습니다.
국외 목적지는 지난번에는 아르헨티나와 페루였는데, 이번에는 파라과이와 페루로 정하였습니다.
지난번에는 브라질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포르투갈어를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이번에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모처럼 남미를 여행하는 것이니까 여행 수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무료 교재를 중심으로 한가할 때 조금씩 스페인어 공부도 해두었습니다.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라는 두 언어를 동시에 닥치는 대로 조금씩 배워보니,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발견이 있었습니다.
두 언어 모두 속라틴어를 기원으로 하는 로망스어군이며, 또 포르투갈과 스페인이라는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가까운 두 언어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어로 말하면 표준어와 간사이(関西) 사투리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말들도 눈에 띄지만, 실제로 조금 배워보니 두 언어의 차이는 그보다는 큰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걸죽한 아오모리(青森) 사투리와 걸죽한 가고시마(鹿児島) 사투리의 차이 정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디까지나 감각적인 이야기이지만.
문법의 골격은 거의 비슷합니다.
어휘나 스펠링, 발음, 표현에 관해서는 전혀 다른 부분도 있지만 같은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맙다’는 포루투갈어로 ‘Obrigado’이지만, 스페인어로는 ‘Gracias’입니다.
이는 전혀 다른 표현이기 때문에 두 단어를 따로 따로 외울 수밖에 없습니다.
(단, 포르투갈어에도 ‘Gracias’와 같은 어원을 갖는 ‘Graça’라는 단어가 있는데, ‘은혜’, ‘총애’라는 의미. ‘Graças a Deus【신의 은총으로】’와 같이 쓰인다)
한편, 숫자 표현은 거의 같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한 언어를 알고 있으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가게나 레스토랑에서 가격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폭이 꽤 넓어집니다.
그 외에도 이들 언어의 어휘를 외울 때 귀찮은 점은 성의 구별과 단수와 복수의 구별이 있는 것입니다.
그 중 성(남성명사, 여성명사)에 대해서는 규칙적이며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물론 예외도), 단수와 복수의 구별은 의외로 심오합니다.
시간을 물어볼 때, 포르투갈어로는 ‘Que horas são?’라고 복수형으로 물어보는 것에 반해,
웬일인지 스페인어로는 ‘¿Qué hora es?’라고 단수형으로 묻습니다.
하지만 아침 인사는 포르투갈어로는 ‘Bom dia’로 심플하게 단수로 말하는 것에 반해,
이번에는 스페인어가 ‘Buenos días.’라고 복수로 표현합니다!(점심, 저녁 인사도 마찬가지)
정해진 말이니까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비슷한 듯 미묘하게 다른 두 언어의 이러한 사물을 파악하는 법의 차이에는 어떠한 배경과 로직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이미 언어학적으로 답이 나와있는 이야기라면 죄송합니다.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다음에는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맥시코 주변을 유람하며 스페인어 회화를 좀 더 즐겨보려고 합니다.
엥카르나시온(파라과이)
쿠스코(페루)
마추픽추(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