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오브 바벨 (프랑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School of Babel (French documentary film)
http://unitedpeople.jp/babel/ UNITED PEOPLE 웹사이트 선전용 사진 (c)pyramidefilms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5년 2월 24일
번역자: rion
‘다문화 공생을 재고하다’ 심포지엄에서 존 마허 선생님의 강연 타이틀이 ‘바벨과 언어불안’이었습니다. 이에 자극받아 다큐멘터리 영화 “스쿨 오브 바벨”의 시사회와 그 후에 진행된 요시모토(善元) 선생님(이분도 역시 심포지엄 강연자)의 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스쿨 오브 바벨”은 배급사의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에 이주한 24명의 아이들이 프랑스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적응 클래스’를 무대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 24명의 백그라운드는 서로 다른 20개의 국적으로, 이는 그야말로 다국적, 다언어, 그야말로 다원성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다문화 공생’의 실천 현장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먼저 제가 느낀 점은 이 교실의 아이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자신의 모어, 문화, 종교, 가정 상황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립과 오해의 씁쓸한 경험, 또 새로운 발견, 친구의 문화와 자신과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놀라움과 설레이고 가슴뛰는 경험, 그야말로 교실 안은 이문화 커뮤니케이션 실험장과 같은 이문화 마찰의 연속입니다.
이 영화 속의 아이들은 사춘기에 접어든 자신들의 갈등만을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경을 넘은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 아닌, 어른들의 ‘사정’에 휘둘렸을 뿐이라는 무력감. 그리고 이주로 인해 이전까지 살아온 땅에서 뿌리채 뽑혀버린 언어적, 그리고 문화적인 답답함.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부조리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민자’로서 프랑스에서는 같은 마이너리티로 분류되어 버리는 동료들이 있고, 이 교실에서 서로 힘을 모아, 어느샌가 가족과 같은 따뜻한 집단이 되어가는 모습도 영화 속에서 서서히 드러납니다.
영화 감독의 흔들림 없는 곧은 시선은 예리함과 따스함을 모두 가진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을 항상 중심에 두고, 아이들의 말과 아이들의 관계를 통해 각각의 아이들이 가진 사회적이고 문화적이며 언어적인 상황이 표면화되고, 이로 인해 겉치레가 아닌 생생함이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아이들의 성장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생생한 날들의 축적 속에서 10대 아이들은 이민으로 인해 체득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지혜, 인생의 미묘한 사정들을 세르보니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체득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일본에서도 요시모토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일본어 국제학급’ 교실이 존재하고, 또 현재 진행형으로 일본 학교의 ‘적응 교실’에서 각 선생님들이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스쿨 오브 바벨” 영화가 프랑스의 언어 정책을 투영하고 있듯이, 10대 아이들, 또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부모와 가족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학교 전체가 힘을 모아 교육지원을 하는 것은 과연 일본에서도 가능한 일일까요.
다문화 공생에 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 찾아봐 주시기 바랍니다.
http://unitedpeople.jp/babel/screening(일본어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