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와 다문화 공생(1) 나가사키 차이나타운 리포트 Nagasaki and Multicultural co-existence(1) China town in Nagasaki
원문: 일본어
원문 게시일: 2015년 5월 22일
번역자: rion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일본 규슈(九州)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있어도, 규슈의 서쪽 끝에 위치하여 외국과 가까운 땅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있을까. 지리적으로는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보다 중국의 상하이(上海)나 한국의 부산이 압도적으로 가깝다. 쇄국시대(※번역자주: 일본 에도시대, 약 17세기 경)에는 나가사키의 데지마(出島)가 일본에서 유일한 국제항이었다. 수세기에 걸쳐 중국과 서양의 문화, 그리고 크리스트교가 유입되어, 이문화와 투쟁하고 공존해온 땅이다. 그리고 이곳은 바로 나, Mark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다.
나가사키라고 하면 네덜란드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관계가 싶은 나라는 이웃 나라 중국이다. 나가사키의 전통적인 축제, 란탄 페스티벌은 중국의 구정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나가사키쿤치’라는 대규모 신사의 축제에서는 중국에서 유래된 ‘쟈오도리(龍踊り, 용춤)’가 주요 이벤트이다. 그리고 나가사키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나가사키의 다문화 공생에 대해 이번에는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현재 차이나타운은 나가사키시(長崎市)의 신치(新地)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도착하면 바로 중국식 빨간 문이 보이고, 중국 번체자가 춤을 추듯 반겨준다. 그러나 원래 차이나타운은 외국인 거주 지역이었던 야마테(山手)의 토진야시키(唐人屋敷)에 있었으며, 그보다 더 이전에는 중국계 주민은 나가사키시내에서 나가사키인들과 구별없이 살고 있었다. 이 사실은 나가사키와 중국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나가사키와 중국 대륙의 교류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16세기 명나라가 해금령을 폐지하고 해상 무역이 시작되었을 때, 중국 남방지역(福建, 푸젠) 주변의 무역상들이 밀무역으로(신분을 감추기 위해 ‘토진(唐人)’이라고 불렸다) 나가사키에 건너왔다고 전해진다. 1635년부터 시작된 쇄국시대 때는 명나라와 포르투갈만이 나가사키를 통해 교역할 수 있었는데, 이 시기 나가사키의 인구 약 6만명 중 약 1만명이 ‘토진’이었다고 전해진다. 나가사키의 인구 1/6이 중국계 주민이었던 시대가 있었던 것이다. 이 시대에는 많은 토진들이 일본인과 결혼하였으며, 중국과 나가사키 문화가 융합된 밀접한 관계가 구축되었다고 전해진다. 토진과 나가사키인은 구별없이 나가사키시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689년에 설치된 나가사키봉행소(長崎奉行所)는 밀무역을 방지하고, 크리스트교를 단속하였으며, 풍기상의 이유로 토진들의 시내 거주를 금지하여 중국인 전용 거주 지역인 토진야시키가 야마테에 조성되었다. 이곳이 현재 ‘토진야시키’의 원형이 된 지역이다.
옛 토진야시키가 있던 곳을 찾아가 보았다. ‘야시키(屋敷, 주택, 저택 등의 의미)’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약 1만명의 중국계 주민이 살던 곳이므로 하나의 구역을 이루고 있다.
토진야시키에 가까워 질수록 쓸쓸한 분위기가 떠돈다. 나가사키 시가지에서 소외된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처 채소 가게 점원이 나가사키 사투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근까지 나가사키를 떠나서 생활해왔던 나의 귀에는 정겨운 울림이다. 그들의 선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푸젠(福建)에 도착하게 될까. 내 선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에 도착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토진야시키 안에 중국식 목욕탕이 현존해 있는 것이었다. 이곳은 조사해봐도 언제까지 사용되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는데, 어쩌면 관광객을 위해 재현된 곳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문득 ‘옛날 중국 사람들이 살았던’ 지역에 생활의 흔적이 엿보이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옛날 푸젠성에서 온 사람들과 그 자손들이 바로 이곳에서 땀을 흘리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편안하게 쉬면서 푸젠어로 이야기를 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까? 상상력이 자극되는 장소이다.
(2)편에서 계속
참고문헌
Oi, Mariko. “Nagasaki: One Square Mile of Japan.” BBC News, World Radio and TV. BBC News, Nagasaki, 10 Mar. 2012. Web. 22 May 2015 (http://www.bbc.com/news/world-radio-and-tv-17285248).
陳優継.「ちゃんぽんと長崎華僑〜美味しい日中文化交流史〜」.長崎新聞新書021, 2009.